그의 목소리는 어둡고 험난했던 선거전을 치르고 난 사람 같지 않게 싱싱했고 아직도 맑고 패기에 넘쳤다.
이철의 연설이 끝난 후에, 다음 날 당원 동지들과 지지자들이 모여 이철의 성남동 196-6 번지 2층 사무실에서 "이철연구소"의 현판식을 열 것을 결의하고 해산했다.
<내가 도울 여력이 있다면 지금은 장소를 빌려주는 것 말고는 달리 크게 도울 것이 무었이겠소. 그러니 걱정말고 좋은 날을 골라서 언제든지 이사를 하도록 하십시오.>
이철은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고, 사정을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여러 말하지 않고
하고는 화제를 다시 문학과 비평 그리고 울산의 정치적 현안 관심 문제로 돌린다.
출입구 계단까지 전투 경찰이 몇 주 째 막고 있으니 이철이 운영하던 외국어학원에 학생들도 겁을 먹었던지 차츰 떨어져 나가고, 울산경찰서장은 수차 은밀히 형사를 보내어
<저들을 내쫓으면 내가 전세금 전액을 보상해 주겠으니 내보내달라.>
<내 집에 세든 사람들이니 그들을 임대기한까지는 보호 할 의무가 나에게 있습니다.> 하고는 건물주로서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임대인의 의무에 최선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