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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는 근절하되 건전한 공론의 장까지 위축시키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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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포스트
기사입력 2018-10-17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어제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엄정 수사를 검찰에 주문했다. 박 장관은 “허위조작정보 확산은 진실을 가리고 여론을 특정 방향으로 조장·왜곡하며 사회 전반의 신뢰를 저해하는 등 심각한 정치경제적 폐해를 야기하는 사회적 문제”라며 이같이 지시했다. 최근 ‘가짜뉴스’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이낙연 국무총리 발표에 따른 후속조치다. ‘가짜뉴스 유통방지법’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도 연일 가짜뉴스 근절을 외치고 있어 당정이 가짜뉴스 근절 협공에 나선 모양새다.

박 장관은 허위조작정보 사범이 발생한 경우 초기 단계부터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체계를 구축해 배후의 제작·유포 주도자까지 추적할 것을 지시했다. 정보의 허위성이 명백하고 사안이 중대하면 고소·고발 접수 전이라도 수사에 적극 착수하도록 했다. 가짜뉴스 제작·유포 사범에게는 정보의 허위성과 범행 목적에 따라 명예훼손·업무방해·신용훼손·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가짜뉴스는 개인의 인격을 침해하고 사회에 불신과 혼란을 야기하는 민주주의 교란범이다. 뉴스 제작과 유통 채널이 다양해진 요즘 그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초 가짜뉴스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연간 약 30조900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런 만큼 가짜뉴스를 근절하자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무엇이 가짜뉴스인지 구분하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짜뉴스 단속 방침이 최근 부쩍 늘어난 보수 성향의 유튜브 1인 방송을 겨냥한 언론 탄압 움직임이란 지적도 가벼이 넘기기 어렵다.

가짜뉴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천안함과 미국 잠수함 충돌설, 세월호 폭침설, 광우병 루머 등 가짜뉴스가 국론을 분열시켰다. 그러나 단속의 실익보다는 표현의 자유 제약에 따른 손실이 더 크다는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민간 자율에 맡기는 게 대세다. 이런 사정은 외면한 채 무조건 가짜뉴스의 단속과 처벌을 강화할 경우 자칫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가짜뉴스는 근절되어야 마땅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는 건전한 공론의 장까지 위축시켜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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